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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ding/_ Book 책 리뷰

[Book Review : 역사 ]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 사토 마사루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난해하고 방대한 역사를 제대로 읽기 위한 비결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이 책은 ‘오늘’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역사적 사건들만 가려 뽑아 설명한다. 구체적으로는 제국주의, 민족 문제, 종교 분쟁의 세 가지 키워드로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통사적인 지식 없이도 세계사의 큰 흐름을 읽어낼 수 있도록 독자를 안내한다. 제1차 세계대전을 야기한 19세기 말 제국주의를 통해 오늘날 신제국주의의 본질을 꿰뚫어볼 수 없을까? 영방국가가 난립하며 민족 간 투쟁이 벌어졌던 유럽 역사에서 대량살상 없이 민족 분쟁을 해결할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기원을 파악해 종교 테러를 막을 방법을 강구해보면 어떨까? 이 책이 던지는 질문을 따라가다보면, 국제정세를 이해하는 감각과 함께 불확실한 미래를 헤쳐나갈 지혜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사토 마사루
출판
역사의아침
출판일
2016.05.31

 

 

  이 책에 카피 라이트는 '복잡한 현대를 이해하기 위한 최소한의 역사'이다.

 '최소한'이라는 단어 덕분에 비교적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읽었다.

다 읽고 보니...'이 정도의 역사도 모르고서는 지식인이라고 할 수 없다'라는 뉘앙스로 받아들여졌다.

그만큼 이 책의 역사는 근본적이고 전반적인 이야기였다.

하지만 아시아, 유럽, 미국의 역사 전반은 귀에 익어 이해가 잘 되는 반면에

아랍 쪽과 러시아의 고유명사들은 처음 듣는 것 마냥 생소했고 그래서 어렵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우리의 역사 공부가 얼마나 편중되어 있었는지에 또 한 번 놀랐고,

이것이 국가를 넘어 세계적인 문제라고 느꼈다.

  역사는 강대국 중심적이다.

이건 슬프게도 팩트이고 좀처럼 이상하다는 의식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강대국의 역사만 공부하는 현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세계사를 배우는데, 왜 고대사를 제외하고는 중국, 유럽, 미국 역사만 배우는가?

의무교육 교과서에 베트남 왕조의 이름은 구경도 할 수 없는데,

프랑스 왕들의 이름이 업적과 함께 적혀있는 건 당연한 것인가?

  몇 년 전에 오키나와의 역사에 대해 알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알게 된 것은 아니고 일부러 찾아서 공부했었다.

나는 일본 문화에 비교적 관심이 많다고 생각했고 공부도 나름 했었지만,

오키나와 역사에 대해서 자세하게 찾아본 건 처음이었다.

중학생 때부터 현재까지 쭉 오키나와 여행에 관심이 많았으면서 말이다.

오키나와, 류큐왕국은 사라진 나라이다.

근대에 일본에 강제적으로 흡수합병되었기 때문이다.

그 과정은 참혹하기 그지없었고, 100년도 안된 역사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지금의 오키나와인에게 그 분노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젊은이들은 자신을 당연하게 '일본인이기 때문에 일본인'이라고 말하며 정체성에 대한 의문도 품지 않는다.

이 책에도 이 비극적인 역사에 대해 짧게 나오는데,

저자 역시 현대 일본인의 망각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것이 느껴졌다.

우리가 아직도 식민사에 치를 떨고 살의를 느끼는 데 반해,

젊은 오키나와인들(물론 전부는 아니다)은 왜 나는 일본인인데 화를 내야 하냐며, 의문을 표하고 있다.

이게 바로 역사의 힘이다.

  이 책은 역사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시작점이자 빙산의 일각이다.

가능하면 꼭 읽어보시고 역사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시길 바란다.

앞서 말해두자면, 이 책은 팩트에 기반하고 있는 역사책이지만,

팩트 자체를 공부하기 위한 책은 아니다.

그보다는 '아날로지'로 역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역사를 알아가고 공부하는 데에 더 좋은 책들이 많을 것이다.

그래도 좋은 책은 많이 읽을수록 좋다는 걸 명심하시고,

많이 바쁘시다면 아래의 서문이라도 읽어보시길...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유럽과 아랍의 종교의 근원이 현재까지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 알게 된 점이 가장 좋았다.

아주 새로우면서 어려운 영역이었다.

특히 종교가 학문에 남은 영향이 가장 흥미로웠는데, 아래 전문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통상적인 학문의 영역에서는 논쟁이 벌어졌을 때 논리가 더 명확한 쪽이 승리한다.

반면 신학에서는 논리가 약하며 조리가 맞지 않는 쪽이 정치 개입으로 이기는 일이 많다.

그로 인해 논쟁이 완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 결론이 나지 않은 채 끝나기도 한다.

그리고 100년, 200년이 경과하면 또다시 같은 논의를 되풀이하는 것이다.

이렇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진보 없는 특수한 양식의 연구가 이루어진다.

아울러 유럽의 대학에서는 신학부가 없으면 종합대학 university이라는 명칭을 내걸 수 없다.

신학은 허(虛)의 영역을 다루는 허학이며

학문은 허의 영역, 즉 '보이지 않는 세계'를 다루지 않고서는 성립하지 않는다.

유럽인들은 이와 같은 지혜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목차]

서문. 역사는 비극을 되풀이하는가?: 세계사를 아날로지적으로 읽는다

제1장. 다극화하는 세계를 독해하는 비결: 신제국주의를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1. 제국주의는 어떻게 탄생했는가
2. 자본주의의 본질을 역사에서 찾다
3. 영국의 역사 교과서에서 제국주의를 배운다

제2장. 민족 문제를 독해하는 비결: 내셔널리즘을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1. 민족 문제는 어떻게 생겨났는가
2. 내셔널리즘론의 지적 거인 삼인방
3. 합스부르크제국과 중앙아시아의 민족 문제
4. 우크라이나 위기에서 스코틀랜드 독립 문제까지

제3장. 종교분쟁을 독해하는 비결: IS와 EU를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1. IS와 바티칸시국- 세계의 움직임
2. 기독교 역사의 핵심
3. 이슬람사를 통해 독해하는 중동 정세
4. 전쟁을 막을 수 있는가

맺음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서문. 역사는 비극을 되풀이하는가?: 세계사를 아날로지적으로 읽는다

 

아날로지로 역사를 이해하기

  아날로지란 비슷한 사물을 연관해 사고하는 방식을 가리킨다.
아날로지 사고가 중요한 이유는, 이 사고방법을 체득하고 있다면 미지의 사건과 맞닥뜨렸을 때도
'이 상황은 과거에 경험했던 그때 그 상황과 흡사하다'는 판다과 함께 대상을 냉정하게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뛰어난 작가와 저술가 들은 아날로지를 정교하게 사용해 주변과 세상을 해설했으며,
이해의 새로운 지평을 개척했다.
이러한 의미에서 아날로지적인 사고력을 기르는 일은 비즈니스에 임할 때도 국제적인 감각뿐 아니라
설명하는 기술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줄 것이다.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 사토 마사루>
 

 


단기 20세기에 벌어진 일

  영국 역사가 에릭 홉스봄은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1789년부터 1914년까지를 '장기 19세기', 1914년부터 소련이 붕괴한 1991년까지를 '단기 20세기;라고 명명했다.
장기 19세기는 계몽의 시대, 진보의 시대를 가리킨다.
이성을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인간은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미래로 무한히 진보할 수 있다고 순수하게 믿던 시대였다.
과학과 산업이 발달하고 물질적으로도 풍요를 누리게 된 유럽은
그들 자신이야말로 문화적으로 가장 진보한 지역이라 자부했으며, 
근대화를 이루지 못한 이문화 국가들은 '미개' 아니면 '야만'이라 규정했다.
식민지 지배이론인 '유럽이 미개하거나 야만스러운 국가들을 지도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유럽 중심주의가 정당화된 것도 이 시대의 일이다.
그러나 '이성을 올바르게 사용한' 인류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무한한 진보가 아니라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보았을 때, 제1차 세계대전은 진보의 시대가 끝났음을 알리는 사건이다.

  나아가 홉스봄은제 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을 아울러 '20세기의 31년 전쟁'이라 파악했다.
31년 전쟁이 벌어진 기간은 유럽과 미국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를 맞이한 시대였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7년에 러시아 혁명이 일어났고,
1922년에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연방이 결성되었다.
전간기에는 독일에서 나치 정권이 탄생했고,
이탈리아와 일본 또한 파시즘국가가 되어 자유주의 진여과 대립했다.

  전쟁이 끝난 후 동서 냉전 시대가 형성되었으나 1991년에 소련이 붕괴하면서
공산주의 · 사회주의 진영의 패배가 선명해졌다.
홉스봄은 여기서 단기 20세기의 끝을 보았던 것이다.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 사토 마사루>
 

 

 
 
 

아날로지가 왜 중요한가

  아날로지로 이야기하는 것은 신학적 사고의 특징이기도 하다.
기독교 신학자인 앨리스터 맥그레이는 ≪신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아날로지와 메타포(Metaphor은유)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하나님은 지혜로우시다.
  하나님은 사자다.

    첫째 진술에서는, 하나님의 본성과 인간의 '지혜' 사이에 아날로지적인 관계가 있음이 긍정되고 있다.
인간의 지혜와 하나님의 지혜라는 관념사이에는 언어적 차원과 존재론적 차원에서
직접적 유사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인간의 지혜는 하나님의 지혜를 보이는 아날로지로 사용된다.
이 비교는 우리에게 어떤 놀라움도 일으키지 않는다.

  두 번째 진술에서, 이 비교는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한다.
하나님을 사자에 비유하는 것은 적합해 보이지 않는다.
하나님과 사자 사이에 여러 가지 유사성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분명 둘은 많은 차이가 있다.

  아닐로지와 메타포는 모두 유사성 요소와 차이성 요소를 가지고 있다.
맥그래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메타포는 차이성 요소가 강하기 때문에
이화효과異化效果, 즉 남을 놀라게 만드는 효과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위 인용문에서 보자면, "하나님은 사자다"라는 표현으로 신이 분노하는 조재임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이와 달리 아날로지는'놀라운 것'이 아무것도 없다.
유사성 요소가 차이성 요소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아날로지와 메타포 사이에 엄밀한 경계를 긋기 어려우므로,
메타포를 아날로지에 포함해도 무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맥그래스는 신학에서 아날로지가 중요한 이유를,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인 신을 사고할 때
아날로지를 사용하는 것이 무척 요긴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신은 우리의 아버지다"라는 표현은 신과 인간의 아버지를 아날로지적으로 포착한다.
인간은 신의 모든 것을 알 수는 없으나,
인간의 아버지에 대한 이해를 단서로 신을 사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 사토 마사루>
 

 

 
 
 
 
 

각 장의 목적

   제1장 < 다극화하는 세계를 독해하는 비결>에서는,
개인적으로 신제국주의 시대라 부르는 현대의 시대 상황을 사회경제사 관점에서 분석하 ㄹ것이다.
1914년에 시작된 전쟁의 시대가 끝나지 않은 만큼,
오늘날의 시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구제국주의 시대의 전쟁과 신제국주의 시대의 전쟁이 어떻게 다른가를 알 필요가 있다.

  제 2장 < 민족 문제를 독해하는 비결 >은 전쟁을 저지하려는 이 책의 목적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전쟁과 분쟁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근대의 기저에 존재하는
민족과 내셔널리즘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크라니아 위기든 스코틀랜드 독립 문제든, 민족이라는 요소에 착안해야만 그 본질을 이해할 수 있다.
또한 이 장에서는 고등학교 세계사 수업에서 곁다리 취급을 받기 일쑤인
중유럽과 동유럽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다.
왜냐하면 민족의 원형은 영국과 프랑스 같은 서유럽이 아니라
중유럽과 동유럽에서 탄생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 지역의 역사를 파악하지 못하면 민족과 내셔널리즘 문제를 이해할 수 없다.
기본적인 내셔널리즘론을 참조해 세계사를 파악함으로써,
현대의 민족 문제와 내셔널리즘을 연관해 이해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이 장의 목적이다.

  제 3장 < 종교분쟁을 독해하는 비결 >에서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역사를 다룬다.
그러나 각각의 종교사를 개괄하지 않을 것이다.
국민국가의 기능이 저하됨에 따라,
국가와 민족을 초월한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기독교를 원천으로 삼은 EU와 이슬람을 원천으로 삼은 IS의 비교를 통해
종교라는 각도에서 전쟁의 시대를 되묻고자 한다.
EU든 IS든 그 배경에는 자본주의와 내셔널리즘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따라서 제 3장의 논의를 음미한다면 제1장과 제2장의 내용을 더욱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와 내셔널리즘, 종교.
나는 이 세 요소가 얽히고설키면서 신제국주의 시대를 가동하고 있다고 본다.
그 실상을 역사적 사례에 비추어 파악하는 일이 이 책의 최종 목표다.
서문을 비록해 각 장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각각의 주제를 더 깊이 고찰하는 데 도움을 줄 책들을 소개했다.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 사토 마사루>
 

 

 
제1장. 다극화하는 세계를 독해하는 비결: 신제국주의를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자본주의의 본질을 역사에서 찾다

   노동력을 상품화할 때 노동력의 가치인 임금은 어떻게 결정되는가?
여기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이를테면 한 달 치 임금이라 할 경우,
노동자가 다음 한 달을 일할 수 있을 만큼의 체력을 유지하기에 족해야 한다는 것이 첫 번째 요소다.
식료품 구입을 포함한 식비 · 주거비  · 의료비  · 여가생활비 등이 그 내역에 해당한다.

  두 번째 요소는 노동자계급을 재생산할 돈이다.
임금에는 가족을 꾸리고 아이를 키우며 노동자로서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돈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자본주의사회의 과학기술 진보에 맞추어 노동자는 스스로를 교육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한데, 이것이 세 번째 요소다.

이와 같은 사고는 마르크스가 이룬 최대의 공헌이며, 여전히 건재하는 중요한 기초이론이다.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 사토 마사루>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두 번째 요소에 필요한 돈이 가장 높은데,

그 비용이 노동자가 받는 임금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수준으로 터무니없이 낮다.

아니 사실 충분할지도 모르지만...

부모의 축적된 부가 대물림 되고 있는 사회에서 타인과 비교했을 때 터무니없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결혼도 자녀도 포기하는 세대들이 등장했고,

이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제3장. 종교분쟁을 독해하는 비결: IS와 EU를 역사적으로 이해하기

 

 

 

  기독교와 불교역사는 잘 아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서

이슬람교의 특징과 예루살렘 지역의 문제의 발단에 대한 내용을 캡처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읽어보시길 바란다.

 


이슬람교의 특징

   이슬람교는 일신교인 유대교 · 기독교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알라란 유일신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며 영어의 'God'과 같다.
우상숭배를 금하고 신앞의 평등을 설파한다는 점에서는 기독교와 같으나,
이슬람교는 이러한 주장을 더욱 발전시켜 교도 내부의 신분 · 계급 · 민족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전문 신관 계급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이슬람교에서 무함마드는 최초이자 최후의 예언자이며
무함마드 이외의 예언자는 없다.
무함마드가 신의 계시를 받아 아라비아어로 신자들에게 이야기한 말을 집대성한 것이 성전인 ≪코란≫이다.
코란은 '읽어야 하는 것'이라는 의미이므로 이슬람교 신자는 모두 ≪코란≫을 소리 내어 읽는다.
≪코란≫을 외움으로써 신에게 직접 가닿을 수 있다고 여긴다.

≪코란≫이 ≪성서≫와 다른 점은,
교의 외에 일상생활의 모든 것을 규정하는 법전으로서의 성격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코란≫에는 이슬람의 '5행行'이라 불리는 규범이 적혀 있다.
신앙고백 (알라 외에 신은 없다고 외울 것),
예배 (메카를 향해 하루 다섯 차례 기도할 것),
희사 (수입의 일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줄 것),
단식 (라마단 기간 동안 일출부터 일몰까지는 음식을 금할 것),
순례 (일생에 한 번은 메카를 순례할 것)가 5행이다.
이외에도 술을 마시지 않을 것, 돼지고기를 먹지 않을 것, 이자를 취하지 않을 것 등 일생생활에서
지켜야 할 약속들이 세세하게 규정되어 있다.

  이들 규범의 기저에 공통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것은 알라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이다.
'이슬람'이란 '절대 귀의'라는 의미로,
이슬람교에서는 갖가지 행위가 알라에 대한 절대적인 복정으로 정해져 있는 것이다.
알라에 대한 절대적인 복종이라는 그들의 신앙은 일상적인 대화에도 나타난다.
이를테면 무슬림은 약속 시간에 늦었을 때 "미안하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알라를 원망하지 말라"라고 말한다.
'내가 늦은 것은 알라께서 그렇게 하신 것이니 불평하면 안 된다'는 발상인 것이다.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 사토 마사루>
 

 

  

팔레스타인이 평화로웠던 시절

   팔레스타인은 유대교 · 기독교 이슬람교 모두에게 성지인 곳이다.
지중해 동쪽 연안에 위치한 팔레스타인은
기원전 1000년경에 유대인이 왕국을 건설한 지역의 명칭이다.
옛날에는 가나안이라고 불렀다.
바빌론유수에서 해방된 후, 유대인은 팔레스타인에 있는 도시 예루살렘에 신전을 재건했다.
그 후 로마 지배하에 놓인 유대인들은 독립운동을 일으켰으나
거꾸로 철저한 탄압과 박해를 당했고, 유대인은 팔레스타인 밖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기독교 입장에서 팔레스타인이 성지인 이유는,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렸던 골고다가 예루살렘에 있었기 대문이다.
현재 예루살렘에 있는 성분묘교회는 골고다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다.

  이슬람교에서는 왜 예루살렘이 성지인가?
이는 '무함마드의 승천'이라고 일컬어지는 전승에서 유래한다.
이슬람 전승에 따르면, 무함마드는 어느 날 밤 천사 가브리엘의 인도를 받으며
예루살렘에 있는 커다란 바위에서 천마에 올라타고 승천해 알라를 알현했다고 한다.
즉 무함마드의 승천 체험의 출발점을 예루살렘이라 여기는 것이다.
2대 칼리프가 예루살렘을 지배하에 두었으며,
아울러 7세기의 우마이야왕조 대에는 무함마드가 승천한 기점인 거암 위에 '바위 돔'을 세웠다.

  성지 세 곳이 병존하는 예루살렘은 예나 지금이나 분쟁이 끊이지 않았을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
대부분의 시기에 세 종교는 평화적으로 병존했다.
이곳에서 종교 분쟁이 일어나는 것은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이후의 일이다.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 사토 마사루>
 

 


팔레스타인 문제의 발단

   팔레스타인 문제의 발단은 제1차 세계대전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팔레스타인은 제 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 제국의 영토였다.
그리고 오스만제국은 독일  · 오스트리아 진영으로 들어가 발칸 전쟁으로 빼앗긴 영토 탈환을 노렸다.
전쟁이 시작되자 영국은 중동에서 오스만 제국과 교전을 벌였는데,
이때 전쟁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삼증외교를 펼쳤다.
첫 번째로, 전후 아랍인의 독립을 교환 조건으로 내걸고는 아랍인들이 오스만제국에 반란을 일으키게 했다.
오스만 제국의 지배에 분노하는 아랍인의 내셔널리즘을 이용한 것이다.
두 번째로, 프랑스와 러시아 사이에서 오스만 제국을 분할하는 비밀 협정을 체결했다.
세 번째로, 팔레스타인으로 귀환하고자 간절히 바라는 유대인에게
벨푸어 선언을 통해 '민족적 향토(내셔널 홈)' 건설을 약속했다.

  영국의 외교정책들은 서로 모순된다.
그렇다면 오스만 제국이 전쟁에서 패배한 후 어떻게 되었을까?
팔레스타인은 밸푸어선언에 기초해 영국의 위임통치령이 될 상황에 처했다.
다시 말해 영국의 위임통치를 받으며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땅에 들어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팔레스타인에 유대인이 계속해서 밀어닥쳤다.
특히 1930년대에 아돌프 히틀러의 유대인 절멸이 시작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유대인이 팔레스타인으로 속속 들어왔다.
아랍인이 이를 묵인할 리 없었다.
유대인이 팔레스타인에 들어오는 것에 반대하는 아랍인들은 영국의 위임통치에 거센 저항운동을 펼쳤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전쟁으로 피폐해진 영국에게는 팔레스타인을 통치할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결국 유엔은 1947년에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결의했다.
팔레스타인을 유대인 국가와 아랍인 국가로 나누고,
예루살렘은 국제관리지구로 삼는다는 것이 골자였다.
그러나 이 분할 안은 유대인에게 조금 더 유리한 내용이었다.
따라서 아랍인은 거부했으나, 유대인은 받아들였다.
이런 과정을 거쳐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되었다.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 / 사토 마사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