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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ading/_ Book 책 리뷰

[Book Review : 일본문학 소설]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_ 이사카 코타로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이사카 고타로가 오랜만에 선보인 걸작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감시사회의 광기가 만연한 가상의 현실, 평화를 지킨다는 미명하에 공권력이 폭주하는 사회를 적나라하게 그리며 ‘정의란 무엇인가’를 통렬히 묻는 작품이다. 치밀한 복선, 감성과 철학이 담긴 대화,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진지한 문제의식이 담긴 이 소설은 개성 넘치는 인물들, 거기에 담긴 묵직한 사회 비판의 메시지를 특징으로 하는 저자의 장기가 유감없이 발휘되어있다. 가공의 일본, 그중에서도 센다이 지역. 정부는 ‘평화경찰’을 만들어 일본의 각 지역을 순회하며 사회에 위험이 될 만한 인물을 미리 색출한 뒤 단두대에 보내 처형한다. 올해는 센다이가 ‘안전지구’로 선정되어 평화경찰이 부임해온다. 이들은 위험인물을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선량한 시민들을 연행해 고문하고 잔인하게 죽인다. 하지만 사람들은 경찰이, 정권이 잘못을 저지를 리 없다고 생각하고 무고한 죽음을 별 저항 없이 받아들인다. 여기에 반기를 들고 평화경찰에 대항하는 자가 있었으니 이름 하여 ‘정의의 편’이다. 위아래가 붙은 블랙 라이더 슈트, 거기에 검은색 장갑, 검은색 페이스마스크에 고글을 쓰고 목검과 골프공처럼 생긴 비밀 무기를 들고 나타난 히어로는 평화경찰이 공권력을 휘두르는 곳마다 나타나 그들의 활동을 방해한다. 이 제도를 주도한 야쿠시지 경시장은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되고 중앙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괴짜 수사관 마카베 고이치로를 파견한다. 그렇게 ‘정의의 편’이 휘두르는 신비의 무기에 의해 평화경찰과 안전지구 제도는 서서히 금이 가기 시작하고 마침내 평화경찰은 내부 분열 양상을 보이는데…….
저자
이사카 고타로
출판
아르테(arte)
출판일
2017.08.25

 

 

나는 중학교 2학년때, 이사카코타로의 <칠드런>이라는 책을 읽은 후로쭉 이사카월드에 거주하는 주민이다.4~5년쯤 전부터 소설보다 비소설을 많이 읽게되면서,신간이 나오는 소식을 늦게 알게되서 빠릿빠릿하게 읽지는 못하지만,알게되면 즉시 읽으려고 노력하고 있다.이 책,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은 한국에 출판된 후 2년 쯤 후에야 읽었는데늦게 알게되어 너무 아쉬웠다.애플이 선정한 2015년 최고의 소설이라고 하는데,개인적으로 이사카 코타로의 작품들이 모두 그 이상으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덕후라...'새삼스럽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이사카 코타로 책들 중에서도 비교적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다.

무려 '정의'에 대한 책이다.

하지만 몰입력이 너무 대단해서 약 500페이지의 책을 펼친 그 자리에서 바로 전부 읽었다.

 

이 책은 어이가 없는 부분도 많고, 슬픈 부분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화가 나는 순간들이 엄청 많다.

그냥 화가 나는 정도가 아니라, 분노로 몸을 벌떡 일으킬 정도의 순간들이다.

하지만, 오랜만에 많은 생각들을 할 수 있고

나의 가치관이나 개념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생각할 수 있었다.

 

책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마녀사냥과 정의라고 생각한다.

내가 원래 가지고 있던 '정의'의 개념은 불분명하고,

강자만이 정의를 내세우기 때문에 믿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이 책에서도 여러 사람이 각자만의 정의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정의라는 것은 없다.'라는 것이다.

단순히 세상이 거칠고 불공평해서가 아니라,

사람에 따라 생각하는 정의와 선과 악이 다르기 때문에,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떤 사람의 의견만이 맞을 수 없다는 것이다.

'내 생각이 분명히 맞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던 오만함을 더 경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요즘같이 여러 사람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세울 수 있고,

쉽게 사람의 마음을 상처 입힐 수 있고,

뭉치기도 와해되기도 쉬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세상을 불신하고(?) 비난하고 경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기 위해서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떠한 법률과 정의도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 수 없다고,

세상을 평화롭게 만들 수 있는 건 오직 '선함'뿐이라고,

하지만 곧 다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선한 사람들만 있더라도 두려움이라는 건 존재할 것이고

두려움은 공포가 될 것이고,

공포심은 결국 악의를 만들어 낼 것이다.

책에 이런 부분이 있다.

별로 스포는 아니니까 이야기해보자면,

자석은 같은 극끼리 나란히 둘수록 강해진다.

하지만, 다른 극끼리 놓았을 때, 안정된다.

 

몇몇 부분만 사진을 찍었지만, 책의 많은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사실 진짜 고민했던 부분은 너무 집중한다고 사진을 찍지 못했다.

어쨌든 사진을 찍은 부분에 대해서만 내 생각을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별 건 아니지만)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책의 일부도 보고 싶지 않으시다면

스크롤을 그만 내리시길...!

그럼 세상 모든 분들이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를 꼭 읽기를 바라며 책 리뷰를 마치겠습니다.

 

 

 

 

이 부분을 캡처 한 이유는 아래의 문구가 마음에 들어서이다.


"높으신 분들에게는 사탕을,
아랫사람들에게는 회초리를
이런 걸 보고 당근과 채찍이라고 하나?"


<출처>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하나 배웠다는 느낌...?

 

 

그리고 이 책에는 개미나 벌레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런 부분들이 흥미로웠다.

'벌레들이 되게 여러 방식으로 살아가는구나' 싶고,

'되게 똑똑하다' 싶고,

'본받을 부분 엄청 많네' 싶었다.

 

 

이 부분에서도 굉~장히 현실을 잘 반영하고 있어서 엄청 화가 났다.


"아, 그리고 앞으로 또 여자를 덮치면 다시 찾아올 거야."

<출처>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모두들 문장에서 바로 성범죄자에게

경찰이 이야기하고 있다고 알 수 있을 것 같은데,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이미 정황증거뿐만 아니라, 확실한 증인과 범죄 흔적이 있음에도

잡아넣지 않는다.

'또' 저지르고 나면, 잡으러 온다는 말은

'또' 희생자가 생긴다는 것이고,

그 희생자는 앞으로 평생 그 일 때문에 괴로워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겠지.

이런 걸 보면,

'성범죄는 소매치기랑 비슷한 수준의 죄라고 생각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부분도 경찰과 증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부분이다.


"자네보다 훨씬 강한 사람이 나타났을 때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지.
외교를 전쟁으로만 해결하는 국가는 최악이야.
교사가 폭력으로 아이를 따르게 하거나
부모가 무섭게 훈육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의미가 없어.
상대가 성장하면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이지.
요컨대 나보다 강한 무력을 지닌 적이 나타 났을 때 맞설 방법이 없단 말이야.
그러므로 결국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 상대를 견제하는 게 중요해.
'나는 이 정도가 가능해'하고 보여줘
상대를 제압하는 건 괜찮아도
실제로 손을 대면 끝장이야.
좀 더 잘 해보라고."

<출처> 화성에서 살 생각인가?

이 말을 한 경찰은 캡처의 첫 부분에서 볼 수 있듯이,

습관적으로 건방진 소리를 하는 아이를 때릴 뻔했다고 했다.

그런 사람이 말은 저렇게 한다는 것이 웃기지 않나?

이 부분뿐만 아니라, 책의 모든 부분에서

이 말을 하는 인물이 굉장히 다면적인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너무 싫어서,

'본인도 큰일을 한번 당해봤으면 좋을 텐데'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으면서 '아, 이 인물은 대부분의 사람들의 성향을 반영하고 있구나.'라고 깨닫고

어쩔 수 없구나 싶었다.

아주 특별한 계기가 있지 않으면, 자신의 생각이 틀릴 수 있고,

자신이 굉장히 모순되었다는 걸 깨닫지 못하는 평범한 사람.

 

그리고 이 인물의 이중성을 둘째치고, '폭력'에 대한 생각이 마음에 들었다.

저 부분이 작가 이사카의 폭력에 대한 견해가 아닌가 싶다.

이전에 '오! 파더'에서도 비슷한 말을 하는 인물이 있었다.

나는 폭력에 'ㅍ'을 저지를 힘도 없는 유난히 힘없는 사람으로서

모든 사람과 정부가 이 생각에 동의해줬으면 한다.

누가 일부러 누구를 때리거나 하지 않아도,

사람은 다치거나 죽는다.

 

 

이 부분은 '위선'과 '재활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위선도 선이다.
소크라테스

 

선에 대해서 생각하는 입장은 다양하겠지만,

나는 거짓이라도 위선이라도 많은 사람들이 선을 행하면 좋겠다.

재활용도 필요 없을 거라고 생각해도

많이 했으면 좋겠다.

모두가 재활용을 하려고 한다면,

더 효율적이고 똑똑한 방법들이 나올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