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이 책을 다시 읽었다.
2018년 처음 이 책을 골라 읽은 이유는 세상이 너무 미워서였다.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모든 상황에 서운하고 불쾌하고 싫어서
그 감정을 도저히 통제할 수가 없어서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회사 화장실에서 명상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회사 화장실에서 책을 읽는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어쨌든, 난 표면적으로는 굉장히 친절한 전화 상담원처럼 살아가는 편이다.
그래서 '까칠하게 산다'라고는 절대 말할 수 없다.
지금은 연차도 쌓이고 해서 '욕하든지 말든지' 하면서 냉담한 태도를 취할 때도 있지만,
보편적으로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이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사회화'된 모습이 좋다.
나는 20살까지 까칠함을 넘어서 무서워 보이는 사람으로 살았었는데,
싫은 건 아니었지만 절대 좋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무섭다'라는 말이 공포영화가 아니라 사람에게 향했을 때,
긍정적으로 표현 하는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고나서도 다시 읽고나서도
여전히 까칠한 태도로 삶을 살아갈 생각은 없다.
나는 내가 만들어온 부드러운 이미지가 좋다.
세상 살기도 훨씬 원만하고 편하다.
다만, 이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작가의 표현방식이 마음에 든다.
이 책의 책 제목은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이지만,
저자가 말하는 까칠함은 '무례함을 동반한 까칠함'이 아니다.
사실상 '솔직한 태도로 세상을 직시하고 살기로 했다'가 오히려 정확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런 책 제목이 서점에 놓여있으면 아무도 관심을 안 가지겠지?
책에는 좋은 내용이 정말 많다.
처음에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저자 '양창순'님이 무슨 일을 하시는 분인지 몰랐는데,
책을 통해서 강연도 다니고 상담도 하고 연구도 하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나이는 이름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지만 제법 있으시고
키는 아담하시다. 나와 비슷하지 않을까?
구체적인 수치는 쓰여있지 않았지만, 정말 작다고 하니, 150언저리... 가 아닐까?
뭐 이런 건 전혀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그냥 이런 외부적인 조건과 책의 느낌을 통해서
작가가 굉장히 섬세하고 사려 깊고 부드러운 사람인 것 같다고 느꼈다.
상담과 강연을 하고 있으니 당연하다 싶을 수도 있지만,
꼭 그러란 법은 절대 없으니까.
Prologue┃ 뭐가 두려운 게 있으세요? 이제 당신답게 사세요
나는 20살 때까진 정말 마음이 가는 대로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했다.
그 행동들은 절대로 예의 바르고 친절하고 상냥하다고는 할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
완전한 자기중심주의에 타인에게 무관심한 행동들이었는데,
그렇게 살아보니 "이렇게 살았다가는 도저히 사회생활은 무리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사실 저 생각은 오래전부터 했지만, 심각하게 받아들인 적은 없었다.
하지만 히키코모리가 될 것이 아니라면, 크던 작던 사회 속에서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라고 결론 지을 수 있었다.
'이렇게'라는 건, 풀어 이야기하면 지나치게 '나 다운' 삶이다.
그 후로 많은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고
싫어도 미소 짓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처음에는 이런 변화 된 '나의 모습'에 적응하기 어렵고 자아를 분리해서 생각했는데,
지금은 둘 다 마음에 드는 내 모습이다.
이 책에서는 세상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이
인간관계에 고민하고 지나치게 까칠하거나 위축된 모습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고민에 대한 분명한 이유와 해결책을 내놓는다.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점차 저자에 대한 믿음이 가게 되어서
원인도 결과도 '이 말이 맞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차
개정판을 내면서┃ 단호하게 앞을 향해서만 변화하는 자연처럼
Prologue┃ 뭐가 두려운 게 있으세요? 이제 당신답게 사세요
Chapter 1
내 인간관계는왜 이렇게 힘들까?
나는 왜 만날 이용만 당할까?
낯선 곳에서의 내가 버겁고 힘들다면
작은 결정도 내 마음대로 못 할 때
희생하고 남는 건 상처뿐인 관계
그저 감정에 솔직했을 뿐인데
‘나는 옳다’는 생각이 지나칠 때
마음 터놓을 사람이 없다면
성실한 사람들이 쉽게 빠지는 함정
Chapter 2
상처받은 사람은 많은데 상처 준 사람은 없는 이유
나 자신보다 어려운 존재는 없다
가까워지기 힘든 사람은 반드시 있다
세상에 상처받았다고 심각할 필요 없다
살다 보면 오해받는 일도, 오해하는 일도 생긴다
“진심이었어”라는 말의 비밀
어느 누구도 다른 사람보다 낫지 않다
관계를 편하게 하는 딱 한 끗
나쁜 매너는 모든 것을 졸렬하게 만든다
멈추었다 싶을 때, 변화가 필요한 순간
Chapter 3
자유로운 나로 살기 위한
까칠한 인간관계 처방전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첫 번째 처방 | 멈추고, 조절하고, 벗어나라
두 번째 처방 | 지나간 일의 무게로부터 가벼워질 것
세 번째 처방 | 까칠함과 무례함의 적정선을 지킬 것
네 번째 처방 | 거절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다섯 번째 처방 | 인간관계에도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여섯 번째 처방 | 굳이 나까지 나설 필요는 없다
일곱 번째 처방 | 그래도 나는 사람을 믿기로 했다
Chapter 4
누구에게도 휘둘리지 않는
내가 되기 위하여
못난 나와도 마주하는 용기
그렇게까지 애쓸 필요 없다
그동안 미워했던 나와 화해하기
상대방의 눈으로 보면 보이는 것들
내 마음에 창을 내어주는 일
행복이 강박이 되지 않기를
기분에도 관리가 필요하다
세상 그 어떤 일도 당연한 것은 없다
인생이란 말하는 대로 되어간다
뜻을 못 이루어도 좌절 없이 태연하게
Epilogue┃ 다른 사람을 사랑하기 위해서 우리 자신을 사랑하라
Chapter 1
챕터 1 왜 세상은 내 마음을 몰라줄까?에서 여러 주제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부제는 총 6가지이다.
'세상에 상처받았다고 심각할 필요 없다'
'"진심이었어"라고 말하지 마라'
'나의 진실과 상대방의 팩트 사이'
'거짓을 어디까지 들추어내야 할까?'
'남에게 하는 조언을 나에게는 못하는 이유'
'그래도 나는 사람을 믿기로 했다'
모든 부제가 다 살면서 누구든 한 번은 고민해봤을 주제이다.
그렇지 않았다고 해도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에피소드가 한두가지는 분명히 있을만한 그런 주제이다.
먼저
'세상에 상처받았다고 심각할 필요 없다'에서
마음에 든 부분을 캡처해봤다.
책의 첫 시작부터 흥미로우면서 주장하는 내용에 깊이 동의할 수 있었는데,
모두 '나르시시즘'을 기본적으로 지니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기대가 높기 때문에 실망하고
상처받는다는 내용도 맞다고 느꼈다.
나는 저 말에 확실히 해당된다.
그리고 아래에 인용하는 세네카의 말도 마음에 든다.
올바르게 구분한다는 것을 '지혜'라로 표현하고 있다.
나에게 놓인 모든 상황을 이성적으로 구분하고,
나의 불행에 대해 외부의 탓을 하지 않고,
일희일비하지 않고,
모든 일에 나의 최선으로 노력하고,
그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무척... 어렵겠다.
하지만 노력하다 보면
분명히 조금씩 나아진다.
그렇게 생각하자.
"우리가 마음먹은 대로 현실을 자유로이 만들어 갈 수 있는 상황과
변화 불가능한 현실을 평온한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상황을
올바르게 구분하는 것이 지혜다."
<세네카>
그리고 다른 부제들에서도 마음에 드는 부분들을 캡처해봤다.
책을 고르는데 도움이 되시길 바란다.
노이로제:
자신이 갖고 있는 정신적 에너지를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불필요하게 낭비하는 상태
" 이 세상에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 건 그들이 다 지나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문장에 큰 위안을 얻었다.
'아, 나만 불행한 게 아니네, 휴- 다행' 느낌이랄까?
다름을 인정할 때, 공감이 시작된다.
이 글은 책의 part 1까지의 내용만 발췌해서 리뷰해뒀다.
이 후에 파트들에도 좋은 내용이 정말 많고,
작년에 개정판이 나올 정도로 사랑을 많이 받는 책이다.
'나만 위축 된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 같아.'라고 생각하거나
'나만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위안이 되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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