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최근에 읽은 책들 중에서 잘 읽었다고 생각이 드는 책 중에 하나이다.
철학과 역사 그리고 예술 중에 하나의 분야라도 좋아한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쉬운 내용도 아니고 쉽게 읽히도록 쓴 책도 아니다(나의 경우는 그렇다).
하지만 인생을 깊이 있게 살아가고자 한다면,
한 번은 생각해보아야 할 주제들에 대해
사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책이다.
예술이 왜 인간들의 삶에 존재하게 되었고
어째서 필수 불가결한 영역인지,
그 예술을 통해서 개인과 사회에 대한 시각이 어떻게 전혀 달라질 수 있는지,
새롭게 배울 수 있다.
독자로 하여금 자기 자신에 대한 과거와 현재,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지 깊게 고찰하게 해 준다.
개인적으로 미술과 문학에는 관심이 많다.
책도 제법 읽었고
대학생 때 미술사와 문학사에 대한 교양 수업도 여러 차례 들었고
뮤지엄이나 미술관 등 전시 보는 것을 아주 좋아하고
학과도 패션 산업이라...
과제로 전시를 주마다 보러 가야 하곤 했고
복식사 수업도 필수라서 열심히 들었다.
그래서 문화 예술과 상관이 깊다고 하면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어쨌든 미술사에 대해서는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고 있다.
반면에 음악사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게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또 확인하게 되었다.
물론 오고 가며 들은 것도 있고,
오케스트라 음악을 듣는 걸 좋아해서
들으면 다 들어본 곡이지만(고전 예술은 유명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음악 역사나 음악가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봐도 무방하다.
결론은 음악 분야에 비는 지식이 많아서,
이 책을 읽는데 어려웠다는 것이다.
불편했다고 하는 게 정확한데, 중간중간 모르는 내용이나 궁금한 내용들이 많아서
찾으면서 읽어야 했다.
즉 책 읽는 속도가 더뎌졌고
놓치는 내용들이 많은 것 같아서 아쉬웠다.
이 책은 예술 분야의 지식 습득을 위한 기초 교양서가 아니다.
독자로 하여금 예술을 통해 철학할 수 있게 하는 책이다.
모르는 걸 쉽게 알려주는 책이라 기대하고 읽기 시작한다면
배우는 것 없이 페이지만 넘길 가능성이 높다.
물론 예술 분야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다고 해서 책을 못 읽는 건 아니겠지만,
배경지식을 갖추고 읽으면 훨씬 책을 깊게 읽을 수 있다(어느 책이든 마찬가지듯이).
개인적으로 이 책은 기본적인 음악, 미술, 문학에 대한 공부를 한 다음에
읽으면 더 좋을 책이라서 이야기해 보았다...
그럼 더 의미 있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이번에도 책에서 마음에 들었던 내용들을 아래에 첨부해 두었다.
책을 읽기 전에 서문과 차례는 꼭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다른 책을 읽을 때에도).
그리고 아래의 인용문에 공감한다면, 꼭 책 전문을 읽어보시길 바란다.
같은 시대를 살면서 그 속에서 노예인지도 모르고
노예처럼 사는 사람과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사람이 풍기는 향기는 다릅니다.
삶의 질도 달라집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사회의 질도 달라질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작품의 내용이나
작가에 관한 정보는 잊겠지만,
그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큐비즘이니 미니멀리즘이니 하는 정보들은 예술작품이 주는 중심도 아니고,
또 그런 명칭들을 아는 것이
곧 작품을 아는 것은 아니니까요.
예술 작품을 대하면서 길러진 해석 능력,
그리고 창의성과 상상력은 남아
세상을 읽어내는 시야가 넓어지며,
삶에서 부딪치는 여러 문제를 감당해 낼 수 있는 힘도 생기죠.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를 해석해서 미래를 열어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생각의 최전선에서 탄생한 예술작품이 주는 지식입니다.
결국 우리가 읽어야 할 절실한 대상은,
모든 예술작품이 그러하듯,
현실일 테니까요.
스며듦을 체험하게 해주는 로스코의 그림이 그러하듯이,
예술은 우리의 삼으로 우리의 현실로 그렇게 스며듭니다.
<예술 수업> 중에서
<예술 수업>에서 작가는 창의성에 비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창의성'이라는 단어는 정말 많이 사용하는데,
창의적인 사람을 별로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말 뜻을 제대로 이해는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는다.
의미를 파악하고 개발하려고 하기보다는
마치 신념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창의력, 창의성이라고 할 때는 보통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기존에 없던 것을 창조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렇게 단순히 새로운 시각만을 강조하는 것은 몹시 위험합니다.
그것은 자기 확대에서 비롯되는 자기 함몰,
즉 자신만의 세계에 유폐될 위험을 안고 있으며,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자기 욕망의 발현에만 치중하는 탐욕을 부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죠.
창의성은 단순히 남들과 다른 자기만의 독특한 생각을 뜻하지 않습니다.
망상과는 전혀 다른 것입니다.
진짜 창의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조건이 꼭 필요합니다.
먼저, 전문성입니다.
피카소가 대상을 보이는 그대로 정밀하게 그리다가
대상의 진신을 확보하기 위해 자기 예술 세계를 열었듯이,
우선 이전부터 축적된 능력을 학습하고 익혀서 전문적인 단계에 이르러야 합니다.
다음으로는, 그 대상을 향한 애착입니다.
애정 없이는 어떠한 대상도 제대로 볼 수 없으며,
그 일을 발전시킬 수도 없습니다.
창의성이 기존의 것을 버리고
또 그 일에 애정을 품지 않아야 집착하지 않게 되어
비로소 발현된다고 여기는 일반적인 생각은
거꾸로 창의력을 죽이는 셈입니다.
<예술 수업> 중에서
예술은 주입식 교육이 아니다,
앞서 내가 이 책을 읽기 전에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면 좋다고 했지만
그건 예술을 통해 개인과 사회를 깊게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예술 양식이나 작가의 일대기며 시대적 배경을 달달 외워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며
갤러리를 도는 것에 반대한다.
그러면 작품은 안 남고 지식만 남는다.
갤러리에 방문하기 전에 보든
집에 돌아가서 보든 아무 문제없는 내용 말이다.
그런 지식 기반의 내용에 집중하기보다는,
직접 작품을 마주했을 때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과
마음에 와닿는 감정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오디오 가이드를 듣더라도 일단 작품을 먼저 충분히 감상한 후에
가이드를 들으면 좋을 것 같다.
작가의 말처럼
본질을 바라보지 않고,
작품을 덮고 있는 파생적인 지식에 집중하게 되면,
예술이 주는 감동을 느낄 수 없게 된다.
우리는 모르는 게 생기면,
바로 검색한다.
그리고 또 금방 까먹고
다시 검색하는 것을 반복한다.
작가는 인터넷에서 클릭 몇 번으로
쉽게 얻은 지식이나
타인을 통해 얻어들은 정보는
우리에 삶을 살아가는데 힘이 되지 못한 다고 말한다.
오래 걸려도 궁금한 점을 풀어내며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
온몸으로 쌓은 경험이
진짜 지식을 만든다고 한다.
진정한 예술작품은 현실과 직접 부딪쳐 탄생합니다.
그렇게 태어난 뛰어난 예술 작품들은
인류에게 인식의 전환을 가져다줍니다.
예술을 통해서 우리는 인식하는 능력,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고
창의성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예술작품은 그 자체가 창의적이면서
동시에 예술작품을 대하는 사람들을
창의적으로 만들죠.
실질 세계에 함몰되지 않으면
우리 주위에 예술이 왜 존재하는지
그 까닭이 보이기 시작할 겁니다.
<예술 수업> 본문 중에서
개인적으로 2강의 내용이 아주 마음에 든다.
어려운 내용이라서
100% 소화시키지는 못했지만,
여러 차례 읽으면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내 삶의 곳곳에 반영시키고 싶다고 생각했다.
인류의 역사는 사람들이 대면하는 자연과 우주,
그리고 살아가는 세상을 이해하고 해석한 자취를 말합니다.
미지의 세상은 언제나 인간의 관심을 끌었죠.
그래서 끊임없이 관찰하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늘과 땅, 낮과 밤, 눈과 비와 바람 등
자연을 자신들이 살아가기 위한 환경으로 바꾸기 위해
인간적인 해석으로 수용하려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 질문했습니다.
예술이 탄생하는 근본 동력도 바로 그 질문입니다.
<예술 수업> 본문 중에서
하나의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면서도
대화를 나누는 행동은
무엇보다 상대를 존중해야 가능합니다.
자기 견해와 다르다고 무시하거나
거부한다면 대화는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이때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무조건 옳거나 완전할 수 없기 때문에
같은 주제에 다른 견해를 내놓는 상대를 보면서
자신의 시야가 넓어집니다.
이런 게 대화이고,
거기에 대화의 정신이 담기는 것입니다.
자기 주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동시에 타자를 통해
자기 시야를 넓히는 행위,
그것이 대화입니다.
<예술 수업> 본문 중에서
이 부분을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누지 못하고 살아왔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과만 대화하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는
단절된 환경 속에서 지내온 것 같다.
생각이 비슷해야 대화가 된다고 생각했던 까닭이다.
틀린 의견은 없다.
같은 의견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무한히 대화해 나갈 수 있는 것인데,
서로에 대한 존중이 부족해서
진정한 대화를 어렵게 만들었고,
결국 우물 안 개구리가 되어가게 했다.
이 악습이 나의 시야를 얼마나 좁게 했는지
반성할 수 있었다.
나와 다른 분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깊이 있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그런 기회를 더욱 만들어 보려고 노력해야겠다.
내게 가장 신성한 것은
사람의 육체, 건강, 지혜, 영감, 사랑,
그리고 모든 형태의 거짓과 폭력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이다.
체호프
같은 시대를 살면서
그 속에서 노예인지도 모르고
노예처럼 사는 사람과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사람이 풍기는 향기는 다릅니다.
삶의 질도 달라집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아지면
사회의 질도 달라질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작품의 내용이나 작가에 관한 정보는 잊겠지만,
그것은 별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큐비즘이니 미니멀리즘이니 하는 정보들은 예술작품이 주는 중심도 아니고,
또 그런 명칭들을 아는 것이 곧 작품을 아는 것은 아니니까요.
예술 작품을 대하면서 길러진 해석 능력,
그리고 창의성과 상상력은 남아 세상을 읽어내는 시야가 넓어지며,
삶에서 부딪치는 여러 문제를 감당해 낼 수 있는 힘도 생기죠.
과거를 이해하고 현재를 해석해서
미래를 열어낼 수 있습니다.
그것이 생각의 최전선에서 탄생한 예술작품이 주는 지식입니다.
결국 우리가 읽어야 할 절실한 대상은,
모든 예술작품이 그러하듯,
현실일 테니까요.
스며듦을 체험하게 해주는 로스코의 그림이 그러하듯이,
예술은 우리의 삶으로
우리의 현실로
그렇게 스며듭니다.
<예술 수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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